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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ha Heller
Columnist

일문일답 | 200년 전통 기업에 AI를 심다··· 인터내셔널 로버트 오 CDIO의 혁신 문화 구축법

트럭 및 엔진 제조사 인터내셔널의 최고 디지털·정보 책임자(CDIO) 로버트 오는 디지털 전략의 4가지 축, 2030년 디지털 중심 비즈니스 비전, 그리고 110억 달러 규모 사업 전반에 걸친 이해관계자 참여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Robert Oh, CDIO, International
Credit: International Motors

일리노이주에 본사를 둔 인터내셔널 모터스(International Motors)는 전통 제조기업이 공통적으로 겪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200년간 회사를 지탱해 온 운영 체계를 유지하면서 AI 역량을 통합하는 일이다. 두산그룹 부사장을 비롯해 다양한 기업과 산업에서 기술 부문 리더를 역임한 로버트 오(오명환) CDIO는 핵심 축에 기반한 디지털 전략과 부서 간 협업을 위한 ‘공동 혁신 랩’을 창설해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인터내셔널에서 진행 중인 전환의 큰 그림은 무엇인가?

인터내셔널은 설립된 지 약 200년이 됐다. 따라서 비즈니스 모델, 제품, 고객 서비스 방식을 혁신하는 것이 핵심 사명이다. 이런 혁신 DNA를 조직 문화에 담고 있으며, AI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도 의도적으로 4가지 축으로 나누어 추진하고 있다. 이는 ▲차세대 사이버보안 ▲워크플로우 혁신 ▲통합 디지털 플랫폼 ▲신흥 기술이다.

차세대 사이버보안은 IT, OT(운영 기술), 커넥티드 제품을 모두 아우른다. 현재 4번째 CIO 역할을 맡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깨달은 점은 분명하다. 이사회와 경영진이 보안에 대한 지속적 투자를 우선하지 않으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결코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인터내셔널에는 2가지 속도의 운영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기업 관리 부문에는 전통적인 IT 제공 방식을 활용하고, 디지털 제품 조직에는 애자일과 디자인 씽킹을 도입하고 있다. 전통 있는 기업으로서 리스크와 혁신의 균형을 맞추고 기존 환경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예산, 인력, 우선순위도 세심하게 조율한다. 기술 부채와 같은 기반 요소는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수 있지만, 혁신, AI, 고객 접점 역량은 훨씬 더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

통합 디지털 플랫폼은 6개의 핵심 기업 시스템을 하나의 디지털 백본으로 연결하는 요소다. 동시에 AI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개발과 같은 신흥 기술도 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AI 역량은 전체 비즈니스 전략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나?

AI 이니셔티브 또한 여러 축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전략 및 로드맵 ▲포트폴리오 관리 ▲인재 개발 ▲AI 기술 스택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종종 원 3개가 겹치는 벤 다이어그램으로 설명한다. 첫 번째 원, 즉 가장 위에 있는 것은 외부에서 바라보는 관점이다. 여기서는 경쟁사를 포함한 선도 기업이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그리고 주요 성공 사례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두 번째 원은 재무, 운영 및 애프터세일즈, 조달, R&D, 생산, 물류 등 비즈니스 프로세스로, 성숙도가 높아 AI가 큰 비즈니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영역이다. 세 번째 원은 데이터 유동성으로, 변환 과정 없이 지금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세트를 의미한다. 3개의 원이 겹치는 지점을 즉각적인 가치 창출을 할 수 있는 기회 영역으로 보고 있다.

AI를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에 접목해 달성한 초기 성과는 무엇인가?

지난 3월에는 특정 기능에 AI를 시범 도입하는 단계였지만, 지금은 전사적으로 50개 이상의 부문에 걸친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백로그에 등록돼 있고 현재 3개 사용례에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모호한 의사결정 기준에 의존하지 않고 비즈니스 가치와 실행 가능성을 명확히 평가해 우선순위를 정했다. 그 결과 상업 부문의 리드 관리, 조달 부문의 지출 분석, 애프터세일즈 부문의 딜러 네트워크 고객 서비스를 우선 적용 사례로 선정했다.

이 같은 접근 방식에 기반해 기술, 제품, 운영 부문은 물론 외부 파트너까지 함께 참여하는 ‘공동 혁신 랩(Co-innovation Lab)’을 운영하고 있다. 목표는 애자일 중심 사용례 제공 모델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 모델은 2026년부터 정교화하고 본격적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AI 중심 비즈니스 비전에 조직 구성원을 어떻게 동참시켰나?

임원들에게 전략적 안목과 경험을 갖춘 부문별 리더를 AI 공동 혁신팀에 합류시키도록 요청했다. 이 팀에는 모든 부서가 참여한다. 리더들은 각자의 영역과 우선순위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으며, 동시에 AI가 어떻게 비즈니스 목표를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인식도 함께 키워가고 있다.

새로 꾸려진 팀에 동기를 불어넣기 위해 아마존 리더십 전략에서 배운 ‘역방향 사고’를 도입했다. 첫 회의에서 “2030년에 우리는 AI와 관련해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구성원들은 당장의 운영 과제보다 미래 비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2030년 비전을 담은 2쪽 분량의 보도자료를 작성했다. 여기에는 포부, 성과,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접근법이 담겼다.

이렇게 만들어진 보도자료가 일종의 초석이 됐다. 도전에 부딪힐 때마다 돌아보며 방향에서 벗어나고 있는지, 속도가 늦춰지고 있는지를 점검한다. 답은 언제나 비전에 다시 헌신하는 데 있었다. 공동의 노력을 통해 명확한 미래 비전을 향한 길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번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경영진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나?

리더십 팀을 위해 다섯 가지 원칙(5A)을 세웠다. 첫 번째는 크고 담대한 포부(aspirations)를 유지하는 것이다. AI와 디지털 이니셔티브를 추진할 때 단순한 프로세스 개선보다는 5년 뒤의 혁신 가능성을 상상하는 데 집중한다. 야심찬 목표에서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며 실행 전략을 세운다.

두 번째는 불확실성(ambiguity)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야심찬 포부는 자연스럽게 불확실성을 낳는데, 획기적 혁신에는 불가피한 요소이기 때문에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 세 번째는 전략적 협력 관계(alliances)를 구축하는 일이다. 공동 혁신과 공동 창조의 사고 방식은 내부적으로도, 기술 파트너, 스타트업, 유사한 과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는 대학과의 협력 등 외부 관계에도 필수적이다.

네 번째는 민첩성(agility)이다. 장기간의 개발 주기를 고수하는 대신 6~8주 단위의 실험적 스프린트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개념을 검증하고, 인사이트를 수집하며, 비즈니스 가치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마지막 원칙은 지속적인 평가(assess)와 반복 개선이다. 평가를 통해 접근 방식을 다듬고, 최적의 결과에 도달할 때까지 정교화한다. 이 프레임워크는 조직 전체가 따를 수 있는 지침이 된다.

2030년 비전 목표를 위해 아키텍처 측면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나?

인터내셔널은 1800년대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를 갖고 있어 ‘그린필드’로 IT 환경을 완전히 새로 구축하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시스템 복잡성이 크지만, 현재 근본적인 아키텍처 변화를 추진 중이다. 먼저 통합 계층을 현대화하고 있다. 기존처럼 각 시스템을 개별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을 유지하거나 처음부터 재구축하는 대신, ‘수집, 정제, 활용(collect, curate, and consume)’이라는 API 재사용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

또한 데이터 유동성 문제도 해결하고 있다. 현재 조직 내에는 여러 데이터 원본이 존재한다. 데이터를 안전하게 통합 및 연결하기 위해 보안 게이트웨이를 구축하고 있으며, 정확하고 깨끗하며 즉시 활용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아울러 멀티클라우드 환경으로도 전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플랫폼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능 중복을 피하고 더 민첩하게 접근하는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인터내셔널 같은 전통 제조기업에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진정한 성패는 아키텍처가 아니라 문화에 있다. 초기 제품 개발 논의부터 AI, 데이터, UI/UX 전문가가 기계, 소프트웨어, 전기 엔지니어와 함께 참여하게 된다면 그때가 진정으로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한 순간이라고 본다. 지금도 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여러 차례 혁신 리더 역할을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해관계자 관리에 대해 조언한다면?

‘등대’ 개념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전통적 제조 공정에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이해관계자에게 마치 등대처럼 구체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는 AI로 무엇이 가능한지를 명확히 드러내고, 사람들의 호기심과 지속적 참여를 이끌어낸다. 등대는 가능성을 비추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이해관계자 관리 측면에서 더 넓게 접근하면, 잠재적 비즈니스 파트너가 불확실성을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는가에 주목해야 한다. 많은 운영 리더가 불확실성에 익숙하지 않아 혁신과 변화를 피하려고 한다.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역량과 기술적 이해 수준에 따라 이해관계자를 관리하는 법을 지난 경력에서 배웠다. 기술 임원이라면 IT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당연히 이해할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위치와 수준에 상관없이 모두를 전환 여정에 동참시키는 것이 디지털 리더의 역할이다. 이것이 내가 배운 가장 값진 교훈이며, 동시에 지금도 배우고 성장하고 있는 영역이다.
dl-ciokorea@foundryco.com

Martha Heller

Martha Heller is a widely followed thought leader on technology leadership talent and is currently CEO of Heller, a premier executive search firm specializing in technology executive search. Over the course of her accomplished career, Martha has become an authoritative voice in executive search. She has recruited hundreds of CIOs, CTOs, architects, and other senior technology positions, and has become a trusted advisor to executives around the country. She’s also been a contributor to CIO.com for more than two decades.

She was founder of the CIO Executive Council, a professional organization for Global 1000 Chief Information Officers, and is the author of The CIO Paradox: Battling the Contradictions of IT Leadership and Be the Business: CIOs in the New Era of IT. Her e-newsletter, The Heller Report, has become a must-read for the industry.

Prior to founding Heller, Martha, based in the Boston area, led the IT Leadership practice at ZRG Partners, a global executive search firm. She received a BA in English from Hamilton College and an MA in English from SUNY Stony Br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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